(2) 롤레이(上)
간밤에 비가 내렸습니다.하늘에는 구름이 드리운 채로 빗방울까지 한 두 방울 떨어집니다. 캄보디아의 겨울 날씨로는 극히 이례적인 것이라고 합니다. 오전의 일정은 롤루오스 유적군이라고 불리는 초기 유적들입니다. 바꽁, 쁘리아꼬, 롤레이 사원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사진은 롤레이 사원에서 찍었습니다만, 사진을 정리하면서 뒤늦게 깨달은 사실은 "돌이 아닌 것은 앙코르 유적이 아니다"입니다. 이 시멘트 사원은 틀림없이 20세기 후반에 지어졌을 겁니다. 뭐 풍경 사진으로 그럭저럭 분위기도 있고, 날씨를 잘 표현해 주는 사진이라 일단이 사진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만...
그렇습니다. 이것이 진짜 롤레이 사원입니다. 야자나무의 배경이 열대 지방이라는 것을 증언해 주는군요.
라테라이트입니다. 건기의 열대지방에 분포하는 붉은색의 토양으로 공기중에서 알루미늄과 철 등의 굳어져 돌처럼 딱딱해집니다. 인도 등에서 건축용 벽돌로 사용된다고 하는데, 앙코르 유적의 대부분에서 사원의 기본 건축 자재로 사용됩니다. 외벽에만 따로 사암을 이용하지요.
수문장 상입니다만, 수문장 상은 사암, 배경의 붉은색을 띤 것들은 라테라이트입니다.
세계 어디를 가나 돌을 쌓는 풍습이 있다고 가이드는 이야기했습니다만, 우리나라 관광객이 워낙 많은 곳이라 한국인의 솜씨는 아닌지 잠시 의심해 봄직합니다.
문 위를 장식하는 돌, 상인방입니다. 앙코르 유적의 어디를 가도 볼 수 있습니다. 상인방 중앙의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새는 전설의 새 '가루다'로 힌두교 신들 중의 하나입니다. 금시조라고도 하며, 펼치면 삼백육십리가 된다는 날개는 봉황의 날개라는군요. 가루다를 타고 있는 사람 모양의 신은 창조의 신 비슈누입니다.
돌로 만든 이 문은 사람이 출입할 수는 없겠죠. 신들이 출입하는 문이라고 합니다. 상인방의 가루다가 눈에 들어오시죠?
수로가 교차하는 곳에 세워진 것은 남근석, 링가입니다. 링가는 파괴의 신, 시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